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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서

들보

품에서는 한달에 한 번 혹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에 마다 GMF에 속한 가족들 그리고 이 공간을 찾아 주시는 선교 관심자 분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대표 서신입니다.

곳곳에서 살고 또 사역하시는 사랑하는 선생님들,

전 세계로 흩어져 나가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19로 여러분 계시는 곳 상황도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강건하시고 또 이 어려운 때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여러분을 통해 향기처럼 퍼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몇 자 올립니다.

이러한 재앙이 왔을 때 그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찾아 나갑니다. 또한 그런 과학적인 원인 외에 이런 재앙이 왜 왔는가? 라고 좀 더 의미적인 혹은 영적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물론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은 후자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적인 혹은 영적인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그 원인을 어떤 특정한 사안, 그리고 어떤 특정한 세력과 동일시하는 현상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중국에서 선교사를 추방해서 벌을 받았다', '시진핑을 지도자 자리에서 내리기 위해 이 재앙이 왔다', '신천지의 만행을 드러내기 위해 이 재앙이 왔다' 등등입니다. 이 재앙을 통해서 그런 사이비 집단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 재앙이 왔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그런 의미적 반추는 없이 그저 과학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그 문제를 질병 차원에서 해결하기만 하는 것도 이 일을 바라보는 온전한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입니다.

저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계속 있을 것이고 따라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세상에 보내시고 진행하시는 '선교'가 모든 성도들에게 적용되어 자기 영역에서 주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와 뜻을 이 땅에서 이루는 일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신실한 성도들이 이런 감염의 영역에서도 하나님 주신 지혜를 사용하여 해결해 나가는 일들이 더욱 전문화되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재앙에 대해 누군가의 문제로 전가해 버리기 보다 '우리'의 문제라는 시각에서 어떤 반성과 반추가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는 일입니다.

역대하 36:21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에 토지가 황폐하여 땅이 안식년을 누림 같이 안식하여 칠십 년을 지냈으니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더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 간 것에 대한 해석입니다. 그들이 거기에 가 있는 동안 땅이 안식년을 누려서 본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말씀들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공기가 맑아지고 위성에서 본 지구의 몇몇 지역이 매스컴에 소개되었습니다.

 


그 사진 모두는 지난 몇 주간 우리가 아픔을 겪고 있는 경제의 위기, 산업의 위기가 한편으로는 지구가 좀 더 편한 숨을 쉴 수 있게 했다는 보도였습니다. 눈 앞에 것을 추구하고 달려 오느라 더 큰 것을 놓친 반성, 그것은 누구에게 전가할 수 있는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반성이고 책임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늘에서와 같이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신천지 같은 집단이 말하는 십사만 사천을 향해 경쟁하는 것이기 보다 훨씬 더 큰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가 우리 눈의 들보를 보는 반추의 시간이길 소망합니다. 주 안에서 강건 하십시오.

2020년 4월 1일

권성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