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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서

관찰 여행

품에서는 한달에 한 번 혹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GMF에 속한 가족들 그리고 이 공간을 찾아 주시는 선교 관심자 분들께 보내는 일종의 대표 서신입니다.

 

곳곳에서 살고 또 사역하시는 사랑하는 선생님들,

 

7월입니다. 평안하신지요? 저는 2019년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여 첫 임기 4년을 마쳤습니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연임을 결정하여 또 다시 4년을 섬기게 되었고 오늘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새로운 4년, 주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우리가 성경 말씀을 대할 때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3단계로 진행합니다. 제일 먼저 관찰(무엇이라 기록되어 있나?), 그리고 해석(어떻게 읽는가?), 그리고 나서 적용 혹은 실행(이와같이 하라.)의 단계입니다. 비록 3단계로 단순화 했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순환됨으로서 실행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그러한 시행착오는 이전에 보지 못하던 새로운 관찰의 단계로 이끌어 새로운 해석, 새로운 실행으로 인도하고 다시 순환되어 점점 깊이를 더해갑니다. 물론 자연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매 단계에서 지속적인 성찰과 이와 유사한 의지를 가진 주변의 '학습 공동체'에 의해 무르익어 갑니다. 그러니 지속적인 성찰과 학습 공동체가 내게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죠. 제 경우 눅15장의 탕자의 비유도 아들(탕자)에서 아버지로 관점이 옮겨졌었고 이제는 다시 '아버지의 자리에서 보는 아들의 회심' 등 계속해서 관찰과 해석과 적용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를 '선교'라는 영역으로 적용해서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선교'는 제 생각에 거의 적용 혹은 실행의 단계에 머물러 잘 순환되지 않는 듯 합니다. 선교는 실천신학에 속해 있으니 계속 실천하면 된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적용 혹은 실행은 누군가 혹은 우리가 언젠가 했었던 관찰과 해석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순환 되지 않고 관찰, 해석, 실행, 실행, 실행, 실행...을 반복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치 제 방에 있는 오래된 LP판이 튀듯이 말입니다. 손으로 살짝 넘겨주듯 이제 튀고 있는 선교도 살짝 건드려 주어야 할 필요가 생겼다고 봅니다. 다시 관찰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전쟁 중인 버마에서 이주한 사람들을 목회하는 디아스포라 교회 목회자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면서 저는 지금 선교지에서 관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새로운 선교지와 선교사역을 탐색 중인 한 가정과 이 여정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실행을 성찰하면서 얻은 시각으로 새로운 관찰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제는 이곳에 계신 선교사님의 안내로 스님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전쟁 중인 버마에서 이곳 태국 치앙마이로 내려 온 카렌족 이주민 그리고 부상으로 피난 온 난민들을 섬기고 있는 디아스포라 교회 목회자와 어떻게 자립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산에서 살다 내려 온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를 만나 자립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80년대생 한인 선교사 부부가 사역하는 카페를 방문해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교계에 "신인류"가 나타났구나 생각했고 앞으로 이 "신인류"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선교계의 "신인류"

 

마침 GPTI 팀들도 그곳을 방문^^ 반가운 얼굴들이 가득^^


오늘은 커피 농장을 하고 있는 종족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들을 목회하며 그들의 자립을 위해 작은 카페 실험실을 운영하는 선교사님과 동행합니다. 오고 가며 많은 관찰과 배움이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선교지와 사역을 놓고 기도하며 동행하는 선교사님 부부에게도 주님의 인도를 구합니다. 짧게 이야기를 마치면서 어제 카렌침례신학교의 합창단이 부른 찬양을 올립니다. 빌립보서 1장 21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의 내용으로 만든 찬양이라고 합니다. 샬롬.

 

2023년 7월 1일

권성찬 드림

 

 

카렌침례신학교 콰이어의 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