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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서

구석 구석

품에서는 한달에 한 번 혹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GMF에 속한 가족들 그리고 이 공간을 찾아 주시는 선교 관심자 분들께 보내는 일종의 대표 서신입니다.

 

곳곳에서 살고 또 사역하시는 사랑하는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한국은 추위가 잠시 누그러졌습니다. 봄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그리 멀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인 중에 2년전 쯤 선교지로 가신 부부가 있습니다. 93년, 성경번역 훈련을 위해 낯선 싱가폴에 저희 가족이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 나와 반겨주시고 숙소까지 차로 데려다 주신 분들이 이 부부였습니다. 당시 남편 집사님은 싱가폴 국립대학에서 교수로 사역하고 있었고 아내 집사님은 병중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며 말씀을 나누는 사역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막막해 할 때 장문의 손 편지를 보내주신 분도 다름아닌 아내 집사님이었습니다. 기도를 많이 하셔서 당시 제가 아는 선교사들 사이에 이 분 방에 있는 벽에 기도제목이 붙기를 바랄 정도였습니다. 한국에 있는 대학의 교수로 들어오셨고 아내 집사님은 장소와 상관없이 병에 걸린 분들, 연약한 분들을 방문하고 말씀으로 복음전하고 섬기는 사역을 계속했습니다. 이 분들 주위에는 늘 위중한 병에 걸린 분들이 있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 분들의 눈에는 아픈 분들이 늘 보인 것이죠. 그리고 대학에서 은퇴하고 나서 2년 전에 선교사가 되어 동남아에 있는 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보내오시는 기도제목을 보면 늘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보내 주신 기도제목 몇 개만 나누어 봅니다.

학생들중에 아주 가난한 자매인 10 학년인 "끔 사라" 자매가 너무 가난해서 부모가 더이상 공부를 시킬수가 없어서...
기도드리며 저희가 양딸처럼 생각하고 프놈펜에 데려와서... 입학을 시키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딸을 하나 입양하고 싶었는데 주님께서 모든 것을 딱 맞게 미리 예비하여 주셨습니다~~!!

가난한 16세 썸낭 학생이 벼에서 균이 옮아 뼈속에 염증이 심해서 왼쪽 발목 뼈를 자르는 수술을 했는데도 여전히 염증이 심해서 퇴원을 못하고 있습니다 ... ㅠㅠ  믿는 학생이고 병원비도 없어서 우선 돕고 있는데...

썸낭 학생이 균감염으로 왼쪽 발목 뼈를 자르는 수술을 했는데도 염증이 심해서 오늘 오후 3시(한국, 오후5시)
부터 급히 재수술을 합니다 ~!! 믿는 학생이고 병원비도 없었는데... 주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하루만에 병원비가 다 채워졌습니다 ~~~!! ^^

 

캄보디아 오지 라타나끼리에서 10시간 걸려서 프놈펜 헤브론 병원에 어제 도착해서 병원 바닥에서 자고...ㅠㅠ  새벽 6시에 번호표 받아서 지금 CT 찍고 조직검사를 하고 있는, 자녀가 한명 있는 28세 마이 자매님... 너무 가난해서 치료를 포기한 자매를 제가 아는 선교사님께서 잘 달래서 보냈는데...

 

28세 마이 자매님이 유방암4기로 폐까지 전이되어 수술을 할수도 없다고 합니다 ㅠ

 

지금 15살 자매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받아서... 프놈펜에 데려와서 수혈을 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부모가 딱 1번 병원에 데려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얼마 못갈것 같다고 합니다...ㅠㅠ 

 

40세 쏘수팓 자매님이 너무 가난해서 치료를 못받고 있어서 ...이제는 걷지도 못하고....ㅠㅠ  어제 남편이 겨우 데리고 프놈펜에 와서 오늘 아침에 헤브론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더니... 중증이라 헤브론병원에서 할수 없다고 프놈펜러시아 병원으로
가라해서 다시 옮긴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 지금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고 수혈도 해야 하는데... ㅠㅠ 

림프암이 골수에까지 다 전이가 되었다고...ㅠㅠ  우선 퇴원을 하고 17일에 다시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 하라고 합니다~~

 

15세 우언 소리야 학생은 지난달에 다 죽어가서 프놈펜 국립 소아병원에 입원을 시켜서 수혈을 18병 받고 조금 살아나서 퇴원을 했다가 1월 4일에 다시 입원을 해서 10병째 수혈을 받고도 쓰러져서 지금 2병을 더 수혈을 받고 있습니다...ㅠㅠ 
캄보디아에 많이 있는 유전병으로" 지중해 빈혈 " 이라고 병명이 나왔습니다...ㅠ 우언 소리야는 아주 중증이라고

 

 

 

틈틈이 한국에 오시면 한국의 중증 환자들을 방문하고 선교사님들과 선교사 자녀들의 어려운 병 소식까지... 이 분들의 눈엔 특히 병에 걸린 분들이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생각이 "그럼 주님의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라는 질문에 까지 미쳤습니다.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니 이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 (마9:35-36)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을 추수할 일군으로 구석 구석으로 보내시고 그들과 함께 하시며 제자들이 그 연약한 사람들의 목자가 되어 돌보기를 바라시니, 세상을 주님의 눈으로 바라 본다면 우리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구석 구석이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땅끝은 그저 미전도 종족이 아니라 구석 구석에서 살아가며 주님의 돌봄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선교사님들, 오늘도 계신 곳에서 구석 구석을 헤아리는 여러분의 선교 여정에 힘찬 응원과 기도를 보냅니다. 샬롬.

 

2024년 2월 1일

권성찬 드림

 

추신: 선교사님이 보내주신 아픈 사람들의 사진은 공개적으로 나누기가 어려운 모습이어서 대신 그 연약한 자들이 주님의 눈에는 꽃처럼 보일 듯하여 꽃 사진으로 대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