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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서

한 사람을 만날 줄 아시나요?

품에서는 한달에 한 번 혹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에 마다 GMF에 속한 가족들 그리고 이 공간을 찾아 주시는 선교 관심자 분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대표 서신입니다.

곳곳에서 살고 또 사역하시는 사랑하는 선생님들,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로 선생님들의 삶과 사역에도 어려움이 많을 줄 압니다. 코로나와 연관된 글을 그만 쓰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지만 그를 통한 반추와 묵상이 후딱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모든 분들이 그렇지만 저 역시 개인적으로 요한복음을 자주보게 됩니다. 요한이 그리는 예수님은 군중과 소수, 심지어 한 사람과의 만남에 경중을 두지 않으시는, 제 마음대로 해석할 권한이 있다면 오히려 한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는 그런 주님으로 읽힙니다.

명절에 몰린 수 많은 군중들 앞에서 표적을 행하시고 그들과 이야기하시며 논쟁도 하시는 주님은 대중 강연 혹은 설교에 전혀 어려움이 없으신 분입니다. 그런가 하면 소수의 제자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하시어 (요13-17장)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는 한적한 곳에서 독대하셨습니다. 그 여인과의 이야기 주제는 상당히 폭이 넓기도 했고요. 니고데모, 38년된 병자, 간음한 여인 그리고 친구라고 부르신 나사로와 그의 누이들 등,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도 소홀히 하지 않으셨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주님은 삼위 공동체와의 교제,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홀로 있는 시간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오늘날 세상은 한 사람 혹은 소수보다는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해야 되는 시대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지극히 힘들어 하는 시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홀로 있는 시간도 가지게 되고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대중보다는 소수로 혹은 개인적으로 만나야 하는 상황은 우리가 한 사람을 진정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점검하게 해 줍니다. 무대에서는 훌륭하나 아래에서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다면 지금이야 말로 그것을 노력해 볼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계시 곳에서 섬기는 그 현지인 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길 기도합니다. 샬롬.

2020년 7월 1일

권성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