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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선생님께

품에서는 한달에 한 번 혹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에 마다 GMF에 속한 가족들 그리고 이 공간을 찾아 주시는 선교 관심자 분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대표 서신입니다.

곳곳에서 살고 또 사역하시는 사랑하는 선생님들,

각 선교 기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에 계신 분들이 30-50%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꼭 코로나 만은 아니지만 다시 귀임하지 못하는 원인에는 코로나가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머무시는 자리가 편한 자리는 아닐 것이고 귀임하여 본래의 자리로 가기까지는 불편한 시간들이 될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실 선생님들께 몇 자 적어 봅니다.

1. 오래 있을 것처럼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선교 여정은  많은 분들이 그렇듯 여기 저기 거처를 옮겨 다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늘 곧 옮길텐데 뭐, 나중에 정착하면 사지 뭐 등등의 생각으로 인해 많은 짧은 시간들을 놓치곤 했던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 영화에서 본 아래 장면이 생각납니다. 나이 든 여 주인공이 헬기를 타고 타이타닉 발굴 현장에 오는 앞 부분 장면입니다. 헬기에서 내리는 할머니, 그런데 그 뒷 장면이 재미 있습니다. 그 짧은 기간 방문하면서 어항을 가지고 온 장면입니다. 며칠을 지내더라도 자신이 원래 살던 방처럼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그런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모든 것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특히 아이들이 안정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금 머무시는 그 자리를 자신들의 공간으로 그리고 마치 오래 있을 것 처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2. 한 가지 기술 습득하기

돌아갈 시간만 생각하다 짧지 않은 시간을 그냥 훌쩍 보내버리기 쉽습니다. 아직 돌아갈 기약이 없다면 이 때 한가지 기술이라도 배워보면 어떨까요? 주변에 찾아 보시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냥 제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나열한다면, 기타, 피아노, 제빵 기술, 자동차 정비, 코딩, 탁구 등등 많이 있습니다. 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도 좋고 선교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좋겠죠. 해외 모든 출장이 취소된 저는 그 중 탁구를 배우기로 마음을 먹고 뒤늦게 나마 시간을 내어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선교사님 한 분은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사진을 보내와 기뻤습니다.

3. 반추하기

현 상황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멈춤'이라고 생각됩니다. 잠시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말을 타고 달리던 인디언들이 잠시 멈추어 뒤를 보는 까닭은 너무 빨리 달려왔기에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혹 영혼없는 선교를 하지 않았는지 반추해 보고, 물론 다시 돌아가면 무엇을 해야 겠다는 계획도 필요하겠지만 계획에 앞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만일 수년 전에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알았다면 주어진 몇 년에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시간을 보냈을까? 와 같은 질문, 혹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통해 드러내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는 정말 무엇일까? 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멈춤의 시간에 필요한 질문이라 생각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귀임하게 된다면 마음은 처음 헌신했던 그 마음이되 그간의 반추를 통해 더욱 성숙한 선교를 감당하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2020년 8월 1일

권성찬 올림

  • 김강석 2020.08.01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대표님. 짧은 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됩니다.
    들어오신 선교사님들과 즐겁게 할 수 있는 뭔가도 번뜩 뜨오르고요...

    9월 1일이 기다려집니다. ㅋㅋㅋ

    • 저도 9월 1일이 기다려 집니다. 9월 1일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던 고 윤배영 형제가 주님의 부름을 받은 날이고 또한 가족 중에 기념해야 할 일이 있는 날입니다.

  • 조안나 2020.08.01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교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잠시 '멈춤' 해 봅니다 탁구를 배우기 시작하셨다니 부럽네요ㅎㅎ

  • 강광석 2020.08.02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둥지 하나를 짓기 위해 새는 수백, 수천번의 날갯짓을 합니다. 하지만 어린 새들이 알에서 깨어나면 새는 미련 없이 둥지를 버리고 떠나지요. 새가 떠난 자리엔 그저, 깃털 몇 개 뿐...미련을 두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는 것을, 버리면 버릴수록 높이 비상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곁의 작은 현자는 가르쳐줍니다. 찬 공기를 가르는 힘찬 날갯짓으로...

    모든 선교사님들과 권대표님께 경의를 표합니다~